피해를 입은 아이가 어릴 때는 치료와 일상 회복이 먼저라 손해배상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습니다. 그러다 몇 년 뒤 "그때 청구하지 않았으니 이제 늦은 것 아닌가" 하는 걱정이 생기기도 합니다. 미성년자성범죄로 생긴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이 시효를 따로 늦춰 두었기 때문에, 아이가 성년이 된 뒤에도 청구할 길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.
일반 원칙: 3년과 10년
불법행위로 손해를 입힌 사람은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하고(민법 제750조), 몸이나 자유를 해쳐 정신적 고통을 준 경우에는 재산 외의 손해, 흔히 위자료라고 부르는 손해도 배상해야 합니다(제751조). 이 청구권은 원칙적으로 두 기간 가운데 하나라도 지나면 시효로 사라집니다. 하나는 피해자 쪽(피해자나 법정대리인)이 손해와 가해자를 안 때부터 3년이고, 다른 하나는 불법행위가 있었던 날부터 10년입니다(제766조 제1항·제2항).
원칙대로라면 어릴 때 입은 피해는 아이가 성인이 되어 결정을 내리기도 전에 청구 기간이 끝나 버릴 수 있습니다. 이를 바로잡기 위해 2020년 10월 민법에 특례가 생겼습니다.
특례: 성년이 될 때까지 시효가 흐르지 않습니다
민법 제766조 제3항은 미성년자가 성폭력, 성추행, 성희롱, 그 밖의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 그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성년이 되기 전까지 진행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. 성년은 19세이므로(제4조), 피해 당시 몇 살이었든 19세가 되기 전에는 시효 기간이 흐르지 않습니다.
이 특례는 법이 시행된 2020년 10월 20일 전에 있었던 성적 침해에도 적용됩니다. 다만 시행 당시 이미 시효가 끝난 청구권까지 되살리지는 않습니다(같은 법 부칙 제2조). 오래전 일이라면 시행일을 기준으로 시효가 남아 있었는지부터 따져 봐야 합니다.
| 상황 | 시효 계산 |
|---|---|
| 미성년 때 입은 성적 침해 | 성년이 될 때까지 진행하지 않음(제766조 제3항) |
| 2020-10-20 전의 침해 | 그날 시효가 남아 있었다면 특례 적용(부칙 제2조) |
| 성년이 된 뒤 입은 피해 | 일반 원칙(3년·10년) |
성년 전에 청구해도 됩니다
시효가 멈춘다는 것은 기다려도 된다는 뜻이지, 기다려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. 아이가 미성년인 동안에는 법정대리인인 보호자가 아이를 대리해 청구할 수 있습니다(제911조). 형사 판결이 나온 뒤에 청구하면 판결 내용을 증거로 쓰기 쉽고, 가해자의 재산이 흩어지기 전에 청구하는 편이 받아 내는 데 유리할 때도 있습니다. 반대로 아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때까지 미루는 선택도 법이 열어 둔 길입니다.
형사재판이 열린다면 그 재판 안에서 배상을 구하는 배상명령 제도(소송촉진법 제25조)도 있습니다. 형법의 강간과 추행의 죄 등 정해진 범죄로 유죄가 선고되는 사건에서, 피해자는 1심이나 2심 변론이 끝나기 전까지 치료비 손해와 위자료 등의 배상 신청서를 낼 수 있습니다(제26조). 대상 범죄와 요건이 정해져 있으므로 사건마다 확인이 필요합니다.
가해자가 미성년자였고 행위의 책임을 알아볼 만한 지능이 없었다면, 그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사람이 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(제753조·제755조). 가해 학생 사건이 소년부로 간 경우의 피해 측 절차는 소년 사건과 피해자 문서에 정리했습니다.
시간이 지나도 남도록 보관할 기록
청구를 몇 년 뒤로 미룬다면 그때 쓸 기록을 지금 모아 두어야 합니다.
- 수사·재판 서류: 사건번호, 통지서, 판결문
- 진료·상담 기록: 진단서, 심리치료 기록, 치료비 영수증
- 생활의 변화: 결석, 전학, 학업 변화처럼 피해 뒤 달라진 점을 보여 주는 자료
- 가해자 쪽과의 연락: 메시지, 합의 제안이 있었다면 그 내용
치료비처럼 금액이 드러나는 손해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는 증명 방식이 다릅니다. 영수증은 날짜순으로 한곳에 모으고, 상담 기록은 어느 기관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해 두세요. 미성년자성범죄 사건의 기록은 아이의 사생활과 직결되므로, 보관 장소와 열람할 사람도 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.
자주 묻는 질문
Q. 형사 사건에서 합의했다면 손해배상을 다시 청구할 수 있나요?
A. 합의서에 민사상 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. 합의서 원본을 보관하고, 청구 전에 문구가 어디까지를 정리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.
Q. 아이가 성년이 된 뒤에도 보호자가 대신 청구할 수 있나요?
A. 성년이 되면 법정대리인의 대리권이 끝나므로 원칙적으로 본인이 청구인이 됩니다. 보호자는 모아 둔 기록을 넘겨주고 상담에 함께 가는 방식으로 도울 수 있고, 본인이 원하면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.
정리
미성년자성범죄 피해의 손해배상은 성년이 될 때까지 시효가 흐르지 않으므로, 아이가 자라 스스로 결정할 시간이 법에 마련되어 있습니다. 그 시간 동안 기록이 흩어지지 않게 보관해 두세요. 고소부터 학교 절차까지 나머지 질문은 미성년자성범죄 안내 첫 화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.
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,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.
근거: 민법 제4조·제750조·제751조·제753조·제755조·제766조·제911조, 민법 부칙(2020-10-20) 제2조, 소송촉진법 제25조·제26조 —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 본문 2026-10-20 확인